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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인터뷰] 나다 “먼저 도전하는 사람이 1인자가 될 수 있다”

나다 “먼저 도전하는 사람이 1인자가 될 수 있다”

이은호 기자입력 : 2020.06.26 08:00:00 | 수정 : 2020.06.25 22:54:31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초록색 머리를 한여성 래퍼가 무대 위에서 신나게 엉덩이를 흔든다. 지난달 14일 방송한 Mnet ‘굿 걸: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의 한 장면. 래퍼 퀸 와사비는 자신의 방송 데뷔 신고식이기도 했던 이날 ‘안녕 자기’ 무대에서 맹렬한 기세로 트월킹을 춰댔다. 아연실색한 사람들 사이에서 누군가 벌떡 일어나 퀸 와사비와 함께 엉덩이 춤을 췄다. 래퍼 나다였다. 

2013년 그룹 와썹 멤버로 데뷔한 나다는 당시로선 낯설었던 트월킹을 주무기로 삼았다가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그는 3년 뒤 출연한 Mnet ‘언프리티랩스타3’에서 “랩 하는 만큼 춤이 좋아 / 몸 가는 대로 난 춤을 춰”라며 자신을 향한 비난에 맞섰다. “선구자들은 처음엔 인정받지 못 하는 법이죠.” 최근 서울 학동로46길의 한 카페에서 만난 나다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트월킹으로 인기를 모은 퀸 와사비를 보며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느냐고 물은 참이었다. “그래도 제가 (국내 트월킹의) 원조이고 본좌라는 걸 모두가 알고 계시잖아요. 하하하. 그렇지 않아도, 퀸 와사비와 같이 작업 한 번 해보고 싶어요.”

겸손 대신 자신감, 긴장 대신 여유로 무장한 진짜 스웨거. 25일 신곡 ‘내 몸’(My Body)를 발표한 나다는 “근 3년 만에 내는 음반”이라면서 “다시 대중을 찾아뵐 수 있어 무척 기쁘다”고 했다. 그는 ‘내 몸’을 만난 게 “운명 같다”고 했다. 데모곡을 듣자마자 가사는 물론 콘셉트 이미지까지 머릿속에 떠올라서다. 그는 곡을 받은지 한 달여 만에 컴백 준비를 마쳤다. 안무가 미나명을 비롯한 나다의 오랜 친구들이 이번 음반 작업 전반에 힘을 보탰다.

“음반 표지만 보면 몸매 자랑을 하거나 섹스어필 하려는 노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가사를 보면 연애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저는 ‘내 몸을 사랑하고 나에게 투자하자’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다만 체중을 감량해서 날씬한 몸매를 갖자는 건 아니에요. 그저 건강함을 말하고 싶었어요. 나아가 모든 여성에겐 각자의 아름다움이 있으니, 형편 없는 남자의 말에 휘둘려서 자신을 깎아내리지 말자는 이야기고요.”

여성의 몸을 찬미의 대상이나 남성 래퍼들의 명성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던 한국 힙합 시장에서, 여성의 목소리로 자신의 몸을 이야기하는 노래는 흔치 않다. 나다는 “(여성의 몸을) 이상하게 보는 시선이 문제”라면서 “당돌하고 위트 있게, 여자만 할 수 있는 가사들을 많이 써보고 싶었다”고 했다. ‘넌 애기 만들 줄만 알지 애비 될 줄을 몰라’라는 펀치라인에는 뉴스 사회면에서 본 부도덕한 이들을 향한 날선 비판을 담았다. 나다는 평소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다. 최근에는 운동 팀을 꾸려 내기 경기를 벌이고, 진 팀이 낸 돈을 미혼모 가정에 기부하고 있다.

7년 전 트월킹으로 흥을 뽐내던 나다는 이번 신곡에서 런닝머신 위에서 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까칠한 런닝머신 발판 위에 무릎이 쓸려 컴백을 준비하는 동안 “사람의 무릎이 아니게 됐”을 정도다. 유행을 너무 앞서 가는 탓에 주변으로부터 “하고 싶은 게 있거든 2~3년만 기다려”라는 말을 자주 듣곤 했다는 나다는 “이번엔 복고풍으로 콘셉트를 잡았는데, 트렌드에 딱 맞는 것 같다”며 기뻐했다. 내친김에 ‘트월킹 본좌’에 이어 ‘런닝머신 댄스’라는 새 장르를 개척하겠다는 포부다. 

“힙합은 트렌드를 빨리 캐치해야 해요. 도전을 두려워하면 안 되죠. 내가 먼저 시도해야 나를 따라오는 사람이 생기는 거잖아요. 그래서 전 하고 싶은 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상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먼저 실현하는 사람만이 1인자의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는 법이죠. 런닝머신 댄스도 그래요. 1인자, 하지만 무릎은 아작! 하하하.”

밝고 쾌활한 나다이지만 그에게도 힘든 시간은 있었다. ‘언프리티랩스타3’ 종영 이후 당시의 소속사와 분쟁을 벌였고, 1인 기획사를 차려 활동하면서는 경제적인 문제에 시달렸다.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기 전 1년여 동안은 음악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볼 생각까지 했을 정도였다. 나다는 당시, 과거 자신이 썼던 가사들을 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고 한다. 특히 ‘언프리티랩스타3’에 출연하며 만든 ‘낫싱’(Nothing)을 들으며 “미래의 나에게 하는 이야기 같다”고 느꼈다.

“‘나다’가 스페인어로 ‘낫싱’이라는 의미에요. 저도 제 예명을 짓고난 뒤에야 그 뜻을 알았죠. ‘낫싱’은 ‘지나갈 것들은 지나간다. 뭐든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겨내자’라는 내용의 노래거든요. 그 가사를 다시 읽으면서 지금도 자아성찰을 많이 해요. 죽을 것 같았는데 죽지 않았다고,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든 이겨냈다고, 그때도 해냈으니 지금도 할 수 있다고요.”

wild37@kukinews.com / 사진=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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