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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돌보러”... 가족에게도 말 못하고 대구가는 의료진들

[현장] 대구 의료진 파견하는 국립중앙의료원 환송 현장 스케치

한성주 기자입력 : 2020.03.12 02:00:00 | 수정 : 2020.03.11 21:54:03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소속 의료진 25명이 대구로 떠났다. 11일 오전 기자가 찾아간 의료원은 걱정과 불안, 염려가 섞인 복잡한 감정이 맴돌고 있었다. 

파견인력은 의료원 중환자실에서 근무 중인 의사 1명, 간호사 24명이다. 이들은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의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 투입된다. 계획된 파견 기간은 2주 가량이지만 현장 상황에 따라 일정이 연장될 수도 있다. 때문에 언제 서울로 돌아올지도 알 수 없다. 

사람들은 대구·경북지역 의료 현장에 자원한 의료진을 ‘코로나19 전사’나 ‘영웅’으로 부른다. 이날 기자가 만난 의료진은 ‘환자가 있는 곳에 의료인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이들에게 대구에 가느냐 마느냐는 큰 결단을 요하는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들도 사람이니 속내가 복잡하긴 했을 것이다. A간호사는 가족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는 “대구동산병원 긴급 의료지원팀 모집 공고를 보고 형제·자매들만 있는 카카오톡 채팅방에 ‘지원할까?’라고 넌지시 떠보았다”며 “바로 부모에게서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가족은 대구행을 만류했지만, 그는 결국 파견을 결정했다. A간호사의 아버지, 어머니는 딸이 대구에 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B간호사는 학구파다. 그는 “대구동산병원에 도착해 직접 살펴보기 전까지는 현장이 어떤지를 짐작할 수 없다”며 “감염병 대응에 대한 기본 이론을 복습했다”고 말했다. B씨는 “의료원에서도 코로나19 경증·중증 환자들을 봐왔기 때문에 대구에서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C간호사는 대구 의료 현장에 도움이 되지 못할까 염려하는 눈치였다. 그는 “병원마다 체계가 조금씩 다르고, 대구는 환자가 대거 몰려있기 때문에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며 “가는내내 주의사항을 되새기겠다”고 했다.

환송 자리에 나온 정기현 원장은 “의료진 건강이 염려되지만, 중증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이니 잘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도 “파견에 자원한 의료진들 모두 가족의 만류에도 사명감 있게 나서준 분들”이라며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남은 동료들은 떠나는 이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버스가 멀어지는 것을 보면서 기자도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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