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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감염에 정부 ‘뒷북 대응’ …현장에선 “재택·교대근무, 그림 속 떡”

정진용 기자입력 : 2020.03.11 12:55:03 | 수정 : 2020.03.11 13:15:01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90명로 집계됐다. 서울지역 최대 수준의 집단감염이다. 정부는 뒤늦게 긴급점검에 나섰다.

서울시에 따르면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콜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11일 0시 기준 90명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90명은 (콜센터가 있는) 11층 직원 207명과 그 가족 중에서만 나온 숫자”라면서 “그 건물의 다른 콜센터 직원 550명 등 다른 층 사람들도 검체를 채취해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로구 콜센터 관련 최초 감염자는 지난 8일 서울 노원구에서 발생했다. 노원구에 거주하는 56세 여성 A씨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후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후 A씨의 직장 동료인 은평구 거주 51세 여성과 그의 남편이 다음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구로구는 A씨의 직장이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위치한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라는 통보를 받고 해당 콜센터의 직원과 교육생 207명에게 연락을 취해 자가격리를 취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직원들과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면서 확진자가 급증했다.

사진=박효상 기자

서울뿐 아니라 대구에서도 콜센터 감염자가 나왔다. 11일 대구시에 따르면 달서구 소재 콜센터 직원 5명이 지난 2월 말부터 최근까지 순차적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콜센터에는 25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확진자가 나온 5개 콜센터는 폐쇄 후 관리 중이며 일부는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24일 각 콜센터에 공문을 보내 감염병 예방을 철저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콜센터 업무 환경이 애초부터 감염에 취약한 구조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에서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거리두기’와 마스크 끼기를 강조했지만 콜센터는 사각지대였다. 금융사 콜센터는 독서실 형태로 직원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일하는 밀집 구조가 많다. 많은 인력을 작은 공간에 수용하기 위해서다. 또 근무 중 내내 통화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이 쉽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역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구로구 콜센터에서는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직원들은 점심 먹을 시간조차 넉넉하지 않아 거의 매일 사무실 내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부랴부랴 ‘뒷북 대응’에 나섰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보험, 카드사 등의 콜센터 운영 상황과 코로나19 예방 조치 등을 살피기 위한 조사에 돌입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를 상대로 ‘거리두기’를 콜센터 업무환경에 적용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통신3사 콜센터 방역 현황 긴급 점검에 나섰다. 통신사 콜센터에는 약 2만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상혁 방통위 위원장은 “상담사들의 재택근무 시스템 도입 및 확대방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박태현 기자

서울시는 시내 콜센터 417곳에 대한 긴급 전수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박 시장은 “오는 13일까지 담당 직원이 직접 방문해 근무 시설과 운영현황 등을 확인,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120 다산콜센터의 경우 시범 테스트를 거친 뒤 다음주부터 인력 절반을 재택근무에 들어가게 하겠다고 부연했다.

다만 금융사의 경우 고객 개인 정부 유출 때문에 콜센터 직원들의 재택근무가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교대근무의 경우 비정규직이 대다수인 콜센터 상담원에게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선에서는 재택근무나 교대근무도 좋지만 실적급 기준 완화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윤진영 희망연대노조 사무국장은 콜센터 근로자들의 월급은 기본급과 성과급으로 구성되는데 기본급은 최저임금수준이고 성과급 비중이 높다”면서 “재택근무, 교대근무는 콜센터 근로자에게는 콜수, 통화 시간으로 체크되는 실적이 적어진다는 뜻이다. 이는 곧 소득이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윤 사무국장은 “당국이 내놓는 방안들에 대해 상담사들은 ‘그림의 떡’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라며 “3, 4월 한시적으로 실적급 기준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상담사들이 자유롭게 연차도 쓰고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즉각 업무를 중단하고 병원에 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jjy4791@kukinews.com/ 사진=박효상, 박태현 기자 tina@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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