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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방문자 철저히 막았는데… 고려대병원 '뚫린' 이유

설 이후부터 문진표 작성‧발열감시, ‘증상’ 없던 29‧30번 확진자... 왜?

유수인 기자입력 : 2020.02.18 04:21:00 | 수정 : 2020.02.17 22:41:32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고려대 안암병원이 뚫렸다.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80대 노인과 그의 부인(68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각각 29번, 30번째 환자가 됐다. 설 연휴 직후인 1월 27일부터 응급실과 로비 등 병원 전 구역에 발염감시시스템을 가동하고 문진표 작성 등을 통해 내원객 방문을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방역망이 뚫린 것이다. 그 배경에는 ‘알 수 없는 감염경로’가 꼽힌다. 이 환자가 중국, 홍콩 마카오 등 국외 오염지역을 다녀온 적이 없고, 다른 코로나19 환자와도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지역사회 확산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9번째 환자(82세)는 지난 15일 오전 11시께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강북서울외과의원)을 방문했다가 가슴 부위의 불편함을 호소하며 11시 45분쯤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당시 해외를 방문한 이력은 물론 코로나19로 의심할 만한 증상도 없었고, 기존 확진자의 접촉자로도 관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응급실에서 흉부X선 촬영 및 검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담당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코로나19를 의심했고, 오후 4시경 환자를 음압격리실로 옮겨 격리조치 했다. 환자는 16일 확진 판정을 받아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서울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됐다.

29번 환자의 보호자로 내원한 배우자(30번 환자)는 환자 접촉자 대상 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환자와 접촉한 격리 대상자는 현재까지 114명으로 집계되며, 응급실 내 접촉자는 76명이다. 이중 의사, 간호사, 행정직, 검사직 인력 등을 포함해 45명, 환자는 31명이다. 응급시설구역에 대한 소독은 완료한 상태이나 응급실은 폐쇄했다.

그동안 병원은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출입구에서부터 방문객을 제한하는 등 방역 조치를 철저히 해왔다. 중국 방문 이력 및 이상증상을 확인하는 문진표와 신분증을 제시하고 발열감시시스템을 통과해야만 병원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보호자(간병인) 1인 외의 입원실 면회도 제한했으며, 이는 일반병동뿐만 아니라 응급실도 해당됐다. 의식이 없는 중증환자를 제외하고 모든 환자와 보호자는 이 절차를 지켜야만 했다. 그러나 병원 방역망에 걸리는 증상이나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환자들은 내원할 수 있었고, 의사의 판단이 없었더라면 더 많은 추가 감염 사례가 발생할 수 있었다.

 

고려대 안암병원 입구

 

고려대 안암병원은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중국 방문 이력 및 이상증상을 확인하는 문진표와 신분증을 제시하고 발열감시시스템을 통과해야만 병원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중대본은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확인하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확진 전까지 행적을 추적해 추가 접촉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29번 환자의 발병 시점은 마름기침 등 증상이 있었던 이달 5일로 추정되고, 30번 환자는 몸살, 감기 기운 등의 증상이 나타났던 6일 또는 8일로 추정된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29번 환자는 2016년 외과 시술을 받은 뒤 후속 치료를 위해 평소 강북서울외과의원을 자주 찾았고, 증상 발현 이후에도 이 병원을 6차례 방문했다. 신중호내과의원도 2차례 방문했다”며 “30번 환자는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염원을 특정하지 못하면 '지역사회 감염'으로 판단하는데, 29번째 환자에 대해서는 그렇게 단정하고 있지 않다”며 “전혀 감염원을 추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하지만 몇 가지 가능성을 놓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대본은 29번 환자가 방문했던 곳에서 증상이 있거나 해외를 방문한 사람과 접촉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의사 재량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사례정의도 개편하고 있다. 지금도 중국 등 해외여행력과 무관하게 의사 소견에 따라 진단검사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지침을 더 명확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개정되는 6판은 해외여행력과 무관하게 원인 불명 폐렴 등으로 입원 중인 환자도 검사를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정 본부장은 “최근 중국에서 지역사회 유행이 지속되고 있고, 싱가포르, 일본에서는 해외여행력 등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코로나 19는 증상이 경미한 상태에서도 빠르게 전파를 일으킬 수 있어 지역사회 감염 위험성이 상존하고, 환자나 어르신들이 많은 의료기관 등을 중심으로 이러한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따라 최근 14일 이내 중국 등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되고 있는 국가나 지역을 방문한 경우 가급적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손씻기 및 기침예절을 준수하는 한편, 입국 후 14일간은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기침, 인후통, 호흡곤란 등) 발현 여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며 “증상 발현 시에는 반드시 관할 보건소, 지역 콜센터(☎지역번호+120) 또는 질병관리본부 상담센터(1339)로 먼저 연락해 상담을 받은 뒤 선별진료소를 방문해야 한다. 이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급적 자차를 이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면역체계가 튼튼한 분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할지라도 상대적으로 경하게 앓고 회복할 수 있다. 과로나 술‧담배,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신체를 피로하게 하는 등의 행위는 피해야 한다”며 “그러나 안심해선 안 된다. 안이함이 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을 통해 개인 건강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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