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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경비원 동원 대출모집 논란…업무융통성과 위법 사이

정의당 “노동실태 조사, 근로감독 필요”

송금종 기자입력 : 2020.01.22 06:00:00 | 수정 : 2020.01.22 11:54:04

시중은행이 경비용역업체 직원에게 대출과 계좌개설, 신용카드 발급과 같은 은행 업무를 보조하도록 강요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에게 해당 은행 업무를 맡길 경우 불완전 판매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또한 해당 은행과 지시를 받은 경비용역업체 직원도 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문제가 지적되자 기업은행은 경영지원그룹장 이름으로 전국 지점에 ‘경비 업무 외 업무지시를 하지 말라’는 메일을 발송한 바 있다. 

22일 정의당 비정규노동 상담창구(비상구)에 따르면 시중은행 경비원이자 용역업체 소속인 A씨는 최근 은행 직원으로부터 스마트폰 대출업무를 고객에게 안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또한 은행경비원 B씨는 부동산 행사장에서 비대면 계좌개설, 카드발급 등을 거들어야 했다. 

대출업무나 카드발급 등은 해당 권한이 있는 사람만이 가능하다. 관련법에 따르면 대출모집만 보더라도 금융회사와 위탁계약을 맺은 자 혹은 법인만 하게끔 돼 있다. 이를 어겨 직접적으로 대출 등에 관여하는 행위는 불법적인 요소가 크다. 

또한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대출이나 카드발급에 깊숙이 관여할 경우 불완전판매로 볼 수 있다. 그만큼 금융소비자의 피해 가능성도 높다. 

이와 함께 근로계약서 상 업무가 ‘경비’로 특정돼 있는 경비원에게 이와 무관한 금융 관련 업무를 시키는 건 위법이다.

이같은 위법적 상황이 지속할 경우 해당 은행은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금융기관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를 보면 금융기관의 위법·부당행위가 계속되고 있어 이를 신속히 중지시킬 필요가 있는 경우 제재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어서다.

최강연 비상구 노무사는 “은행경비원들에게 경비 업무만 시키고 다른 지시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사업장이 이를 어기다보니 직장 내 ‘갑질’도 자연스럽게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1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근로자 환경이 꾸준히 문제제기가 되고 있다. 이번을 계기로 전체적인 실태조사를 해 노동환경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나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출업무를 안내하는 게 다양한 양상이 있을 수 있고 현장에서 직접 봐야만 제재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은행권에서는 융통성 차원에서 일반적인 업무는 할 수 있는 게 아니냐며 반문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부용역이라고 해도 같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직원이고 또 바쁘다보면 간단한 업무 정도는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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