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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내려다본 2019 가을풍경] “내 나이 묻지 마세요!” 중장년 여성 라이더들의 은빛 질주

중장년 여성 라이더들의 은빛 질주

곽경근 기자입력 : 2019.11.29 02:29:59 | 수정 : 2019.11.29 08:32:28

자전거는 연료를 필요로 하지 않고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기후친화적인 교통수단이다. 개인의 건강증진은 물론 맑고 깨끗한 환경과 국가경제기여 등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이동 수단이다. ‘자전거21’ 회원들이 충청북도 진천의 한 지방도로에서 늦가을 바람을 가르며 언덕을 오르고 있다.

쿠키뉴스는 드론 장비를 이용해 하늘에서 내려다본 농어촌과 도시, 삶의 현장, 노랗고 붉게 물든 가을 산과 들, 계곡 등 ‘2019 여름 풍경에 이어 다양한 가을 풍경을 연재한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상에서 촬영한 사진들도 함께 소개한다.

아직 가을 노랗고 빨간 가을 잔상이 남아있는 초평지 수변을 따라 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9. “내 나이 묻지 마세요!” 중장년 여성 라이더들의 은빛 질주

 -자전거는 지구 친환경 교통수단-

-줌마들의 상쾌한 늦가을 나들이-

-무심천에서 농다리까지 48km, 가볍게 완주-

참가자들은 1,2,3 모둠으로 나눠 48km의 여정을 힘차게 출발했다. 3모둠 회원들이 은빛 갈대가 춤추는 무심천을 줄지어 달리고 있다.

달리자! 미래로! 달리자! 미래로! 달리자! 미래로!”

26일 오전 10. 청주시 상당구 보건소 옆 주차장에 우렁찬 구호 3창이 울려 퍼졌다.  

라이딩 전 씩씩한 목소리로 각오를 외치는 중 장년 층 여성들. ‘아줌마’, ‘할머니로 불리는 이들이 자전거21’이라는 이름 아래 뭉쳤다.

기후친화 환경단체의 하나인 자전거21(상임대표 오수보)’울릉도 자전거 체험을 겸한 독도탐방’, ‘대만과 유럽 자전거 문화탐방’ 등 국내외 프로그램을 통해 자전거 타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단체다. 등록된 회원은 12천 명이며 주 연령대는 5~60대지만 7~80대도 많은 수가 활동 중이다.  전국의 회원 중 이 날은 43명의 회원들이 페달을 밟았다. 나이가 많은 시니어회원을 비롯 교육을 막 마친 주니어 회원들과 임원들이 함께한 자리였다.

출발 전 몸풀기를 하고 있다.

“달리자! 미래로!” 출발 전 구호를 외치는 회원들

헬멧과 선글라스, 마스크와 두툼한 장갑 등으로 무장한 회원들은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자전거 안장에 올랐다. 하늘하늘 은빛 갈대가 일렁이는 하천 풍경을 따라 줄지어 달렸다메타쉐콰이어를 비롯해 크고 작은 나무들과 노랗고 빨간 가을꽃들이 회원들을 반겼다.

자전거21 강인숙 이사(좌에서 첫번째)는 “외국영화를 보면서 자전거 여행을 늘 꿈꿔왔는데 자전거21에서 그 꿈을 이루었다.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앞뒤 사람과 속도를 맞춰 자전거를 타다보면 자연스럽게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게 된다. 또한 여성들이 나이가 들면 우울증에 빠지기 쉬운데 따사로운 햇살아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자전거를 타다보면 어느새 건강도 회복되고 마음의 병도 치유된다.”고 말했다.

휴식시간 추억 남기기

1시간 정도를 달려 11시경 첫 번째 휴식 시간. “나 자전거 타면서 6kg나 빠쪘어요~” “잘됐어, 지금 딱 보기 좋아~” “오빠~ 우리 사진 좀 찍어주세요! 기자님들 있을 때 찍어달라고 해야 돼!”, “우리 며칠 날 신문에 나와요?”

회원들은 숨을 고른 후 짧은 시간이지만 기념촬영과 수다 떨기에 삼매경이었다체력 보충을 위해 준비한 간식도 나눠 먹으며 친밀감을 다졌다.

(사)자전거21은 자전거를 통한 국민 건강은 물론 맑고 깨끗한 생활환경을 만든다는 목적으로 1993년 설립되었다.

다시 시작된 라이딩. 곳곳에 위치한 무심천 시민체육시설을 지나 제2코스인 오천자전거길을 가을 바람을 가르며 달렸다. 가을 햇살에 윤슬처럼 빛나는 미호천의 여울 따라 오전 라이딩을 마친 회원들은 점심을 위해 증평 시내 초입의 한 식당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자전거21’의 환경지킴이 단장 이숙희(72) 씨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전거21의 허병대 간사는 “자전거는 가장 기후친화적 교통수단이며 푸른지구의 상징”이라며“ 교통, 환경, 에너지, 여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전거 편익활용을 위한 정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해 72세인 이 씨는 아이들을 키우는 평범한 주부였다. 그는 50대 초반 무릎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산에도 가지 말고 헬스도 하지 말라고 했다. 실내자전거도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을 무렵, 그는 아들이 자전거를 타고 나가는 모습을 보고 나도 자전거를 타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이 씨는 무릎도 좋아지고 건강에도 좋다고 해서 자전거를 타게 됐지만 다른 장점들도 꽤 많다며 힘주어 말했다.

23년 자전거를 탄 김광춘(72) 회원은 “조금은 쌀쌀하지만 상쾌한 바람을 가르며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 달리니 전혀 힘들지않았다.”면서 “자신은 늘 회원들에게 질서를 강조한다. 서로 호흡을 맞추어 자전거를 타다보니 회원들 성격이 긍정적이고 활달해진 것 같다.”며 자전거 타기를 적극 권했다.

신입회원 뒤에서 힘을 불어넣어주고 있는 김미희 부장

자전거 타기의 장점은 아주 많다. 제일 중요한 것은 스스로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이다. 친구들은 매일 병원 들락거리기 바쁜데, 나는 자전거를 타면서 병원에 가본 적이 없다. 건강 보험사에서 나한테 표창장을 줘야된다.”며 환하게 웃었다자전거는 이 씨에게 신체적인 도움 외에 정서적으로도 큰 활력소가 됐다지금 생각해보니 전에는 많이 우울했는데 12년 자전거를 타면서 자연적으로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오후 라이딩은 증평 시내 일반도로를 거쳐 늦가을의 정취를 한껏 뽐내는 숲과 수변이 이어지는 초평저수지 코스를 만나면서 회원들은 또 한번 힘을 내기 시작했다. 오르막내리막이 심한 경사에도 참가자들은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연이은 난코스에 결국 초보라이더나 일부 고령의 회원은 안장에서 내려 끌고 올라가는 모습도 보였다. 경험이 많은 선임 회원들이 이들의 뒤에서 힘을 불어 넣었다. 험난했던 초평저수지 코스를 뒤로하고 은빛 질주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마지막 코스인 진천 농다리에 도착하자, 가을도 끝자락인 듯 상쾌하면서도 찬 바람이 코 끝를 스쳤다.

무심천을 지나 미호천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는 회원들

자전거로 하나가 된 이날 43명의 라이더들은 한 명의 낙오자나 부상없이 안전하게 레이스를 마쳤다. 뒤처지는 사람을 배려하고 이끌어주며 끝까지 함께한 회원들의 화합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라이딩이 마무리 된 후, 잠시 농다리 투어에 나선 회원들을 뒤로하고 인솔을 맡았던 자전거 21의 이민혁(30) 팀장을 만났다.

라이딩을 마친 회원들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길고 오래된 돌다리인 진천 농다리를 건너고 있다.

사업 교육부 업무를 맡고 있는 이 팀장은 자전거에 대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여행 관련된 프로그램이나 초보자들을 위한 자전거 교육을 한다. 학교에 직접 찾아가서 유치원·중학생을 대상으로 안전교육 및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그는 사계절이 분명한 대한민국은 자전거를 타면서 매번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물론 봄, 가을이 자전거 타기에 가장 적합하다.”면서 아름다운 자전거 길로는 북한강 자전거길과 순천, 금강 자전거길을 우선 손꼽았다.


청주=·사진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엄지영 인턴기자  · 드론촬영=왕고섶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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