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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복지라는 이름의 자화상

복지라는 이름의 자화상

민수미 기자입력 : 2019.11.23 07:00:00 | 수정 : 2019.11.22 21:26:11

생활고로 인해 일가족이 사망한 사건이 또 일어났습니다. 이번에는 인천입니다. 지난 21일 인천 계양구 한 아파트에서 A(49·여)씨와 그의 자녀 2명 등 모두 4명이 숨져 있는 것을 소방대원이 발견했습니다. 집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생활고를 토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목숨을 끊을 정도로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던 이들을 지방정부는 왜 파악하지 못했던 걸까요. 지자체는 보통 관리비와 전기·가스·수도요금이 일정 기간 체납된 가정을 대상으로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합니다. 사망한 가족은 생활고에도 아파트 관리비 등을 밀리지 않고 납부해왔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꼬박꼬박 돈을 냈기 때문에 복지 사각지대에 놓였던 것이죠.

5년 전 발생했던 ‘송파 세 모녀’ 사건이 떠오릅니다. 어머니와 두 딸이 지병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세상을 등져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었죠. 이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도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 70만원,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겨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복지제도나 사회보장 체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지만,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으로 목숨을 끊는 이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이 사건들은 우리의 복지체계가 여전히 허술한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촘촘한 복지 그물망이 시급합니다. 공과금 체납 기준만으로는 지자체 손길이 필요한 모든 가정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 ‘신청주의’ 복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처럼 빈곤 계층에 대한 적극적인 접근 방법이 시급합니다. 사후관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A씨 가정은 과거 3개월간 지방정부의 긴급지원을 받다가 중단된 이력이 있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단계적인 모니터링이 있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비극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물론 완벽한 정책은 없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돈 때문에 어린아이와 부모가 혹은 아픈 이들이 세상을 떠나는 일은 없도록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합니다. 어떠한 어려움에 빠졌더라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기초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돕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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