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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거리로 나온 간호사·간호조무사, 같은 듯 달랐다

거리로 나온 간호사·간호조무사, 같은 듯 달랐다

노상우 기자입력 : 2019.11.07 00:13:00 | 수정 : 2019.11.08 16:31:43


간호사법 제정, 간호조무사 법정 단체 인정을 목표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거리에 나섰다. 같은 주에 진행된 이 두 행사를 비교하면 참가자 5만명 vs 1만명, 참석 국회의원 70여명 vs 8명으로 행사장의 규모부터 확연히 차이가 났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대한간호협회가 ‘2019 간호정책선포식’을 열었다. 이들의 주된 주장은 ‘간호법’ 제정. 간호사의 역할 강화와 이를 법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간호법 제정으로 ▲국민과 환자를 위한 예방과 건강증진 중심의 보건의료체계 개혁 ▲지역사회 통합 돌봄 시스템 활성화 ▲간호사와 의사 간 협력적 면허체계 정립 ▲간호 인력 수급 불균형 해소과 근무환경 개선 ▲간호 관계 법령 체계 총정비 및 합리적 간호전달체계 구축 등을 할 수 있다는 게 간협의 주장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국회의원만 70여명. 여야를 막론하고 얼마 남지 않은 20대 국회 임기 내에 간호법을 제정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간호법’이 무쟁점 법안이라 쉽게 통과시킬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크게 열린 행사이다보니 내부에서의 갈등도 있었다. 간호사 단체인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행사가 열리기 전, 간호사나 간호대학생을 강제 동원하지 말라는 성명서를 배포했다. 간호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간호사의 무급 노동을 강요한다는 주장이었다. 

간협에 해당 내용을 물었지만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하지만 행사장에서 출석체크를 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고, 행사에 다녀온 간호대학생이 올린 블로그 등을 살펴보면 학교에서 식비로 2만원을 지원해줬다고 하는 글도 확인할 수 있어 일부 동원이 있었던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실제로 대한간호대학학생협회에서 진행한 전국 간호학과 학생대표 대상 설문조사에서 자발적 참여는 18%, 강제적인 참여, 18%, 반강제적인 참여가 39%라고 응답했다. 이런 식의 보여주기식 강제 동원은 이 행사의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같은 주 일요일인 3일. 국회 앞에서는 간호조무사들이 국회 앞에 모였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간호조무사 차별 철폐·법정 단체 인정을 촉구하는 ‘전국 간호조무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참여 인원은 1만명. 앞선 행사와 비교해보면 초라하지만 간무협에 따르면 협회 역사상 최대 규모의 행사였다.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 계류된 간호조무사 법정단체 인정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자리였다. 행사장에 온 국회의원은 8명으로 간호정책선포식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홍옥녀 간무협 회장은 간호협회의 방해 공작을 지적했다. 단순히 법정단체로서 인정받고 싶은 것일 뿐 의료인이 된다느니, 간호사가 되겠다는 주장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참석한 대다수 국회의원도 간호조무사와 간호사의 ‘상생’이 필요하다며 모두의 처우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의료계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면 두 단체의 요구가 이뤄지기까지는 갈 길이 아직 멀다. 간호법을 제정하기에 앞서 공청회도 열어야 하는데 20대 국회의 임기가 너무 짧게 남았다는 것. 앞으로 남은 7개월 내로 법을 제정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을 간호계 내부에서도 알고 있는 듯했다. 간호조무사의 법정 단체 인정도 비슷하다. 간호사와의 보이지 않는 갈등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보건복지부의 중재안이 나왔음에도 보류됐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국민 대다수가 동의한다. 높은 노동 강도에도 불구하고 그에 합당한 대우는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각 협회가 각 직역의 처우 개선에 힘써야 하는 와중에 타 직역과 힘겨루기는 중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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