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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규모 원금손실' DLS·DLF 사태, 미온적인 금융당국

'대규모 원금손실' DLS·DLF 사태, 미온적인 금융당국

지영의 기자입력 : 2019.10.18 05:45:00 | 수정 : 2019.10.17 17:56:25

대규모 원금손실을 부른 파생결합상품(DLS·DLF) 사태가 솜방망이 처벌로 마무리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중간조사결과 발표와 국정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금융당국의 미온적인 태도가 이를 뒷받침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각 당국 수장은 파생결합상품 사태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기 판매'라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극히 말을 아꼈다. 사기판매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직접 수사 의뢰와 같은 당국의 적극적인 조치는 없을 전망이다. 당초 윤석헌 원장은 피해자들과의 면담 과정에서 위법성이 발견될 시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중간조사결과 발표 이후, 이같은 발언은 다시 들을 수 없게 됐다.

문제점은 명백히 드러났다. 금감원의 중간조사 결과를 통해 은행과 증권사가 수수료 취득을 위해 불완전 관리·판매 해온 정황이 파악됐다. 은행의 판매서류를 전수 점검한 결과 불완전 판매 의심 사례가 20%에 달했다. 고위험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고객의 투자 성향을 조작하고, 고령 투자자 보호도 소홀히 했다. 

여기에 내부통제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다. 은행 내규에는 고위험상품 출시 결정 시 내부 상품선정위원회의 심의 및 승인을 얻도록 돼 있다. 하지만 금리연계 DLF 상품 중 위원회 심의를 거친 경우는 1%도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사도 마찬가지였다. 증권사는 내부 리스크 관리 부서에서 심상치 않은 금리 흐름을 예측하고도 상품 발행을 단행했다. 우선순위는 자사 수익률 높이기였다. 투자자 약정 수익률을 낮추는 대신 증권사 수수료를 높여달라고 요구한 정황도 파악됐다. 고객 피해는 뒷전인 은행과 증권사의 눈먼 수수료 취득전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금융당국은 사태 재발방지에도 미온적이다. 은행에서는 고위험 증권사 상품이 계속해서 팔릴 가능성이 높다. 두 수장은 은행에서 고위험상품 판매를 금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까닭이다. 은성수 위원장이 수차례 질타를 받은 끝에 '원천 판매 금지도 검토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윤석헌 원장은 이마저도 선을 그었다. 원천 판매 금지는 어렵다는 것이다.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벌써부터 향후 개선책 수위가 한풀 꺾인 셈이다.

잘못이 명백한데, 처벌은 두루뭉술할 전망이다. 불완전판매와 위법사항이 드러났음에도 당국의 직접 고발도 없고, 문제가 된 고위험 상품과 같은 종류는 계속 업계에서 판매될 전망이다. 금융업권에서 벌써부터 '제재 수위가 높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힘을 얻는 배경이다. 불완전 판매 책임이 큰 은행의 처벌 수위도 높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대한 처벌은 더 가벼울 테다.

지난 1일 중간조사결과 발표에서 금감원은 이번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를 '금융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초래한 참사라고 표현했다. 드러난 금융시장의 불공정, 알고도 미온적인 금융당국, 피해자에게 남은 대안은 결국 자력구제 뿐인가.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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