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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주류 판매장려금, 사라지는 예비창업자

조현우 기자입력 : 2019.06.18 01:02:00 | 수정 : 2019.06.17 22:16:03

국민일보 DB

주류 판매 장려금 제한을 골자로 하는 고시 개정안 시행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주류 도·소매업계는 소비자가 인상 등 중소상인과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프랜차이즈 업계 역시 대형 도매상들의 대출지원이 없어져 예비 창업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30일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 위임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관련법 개정은 지난해 3월 전국주류도매업중앙회가 도매상 간 차별이 존재한다며 국세청에 건의하며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같은해 5월 국회에서 관련 공청회가 열렸으며, 올해 3월 국세청이 일부 제조업체를 불러 간담회를 연 뒤 5월 말 전격적으로 고시했다.

해당 고시가 그대로 적용될 경우 그간 수십년간 이어져온 ‘판매 장려금’이 불법이 된다. 주류도매업자가 주류회사에 대량의 주류를 주문할 경우 판매량에 따라 추가량이 더해져왔다. 도매상은 이 추가로 받은 물량을 가격으로 녹여 소매상에 판매해왔다. 

예를 들어 맥주 10병 가격으로 12병을 받아 이를 11병 가격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할인되온 것이다. 통상적으로 도매상에 10% 가량, 소매상에는 20% 가량의 할인율이 매겨져왔다. 

그러나 국세청은 개정안을 통해 술 회사가 도매상에 제공할 수 있는 금품 한도를 1% 이내로, 소매상에는 3% 이내로 제한했다. 도매상들이 적용받아왔던 할인폭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제공자와 받은자를 모두 처벌한다.

이를 두고 업계의 의견은 갈리고 있다. 과도한 리베이트는 주류제조업체 의도와는 상관없이 경쟁 도매업자를 시장에서 배제시켜 시장 독과점이 심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막대한 자금을 등에 업고 무자료 판매와 허위 세금계산서를 이용한 탈세 등 도매산업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던 만큼, 살을 도려내는 강력한 규제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반면 반대 목소리도 만만찮다. 국세청은 리베이트로 활용되는 수천억원대의 자금이 소비자 복지와 신제품 연구개발(R&D)에 투입돼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판매장려비가 사실상 최종 소비자가를 낮추는 역할을 해왔던 만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있다. 예를 들어 10억원의 주류를 취급하는 도매상이 그동안 1억원을 할인받아 왔다면, 앞으로는 1000만원까지만 할인받을 수 있다. 이는 소매점 납품가 인상을 초래하며, 최종적으로 소비자 가격의 인상을 야기한다. 

또한 제조업체 영업사원들이 소매점을 대상으로 진행해오던 메뉴판. 소줏잔 등 5000원이 넘는 물품에 대한 지원도 중단된다. 해당 비용이 소매점에 부과될 경우 이 역시 가격인상요인이 된다. 

예비창업자들의 진로를 막는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간 도매상업들은 주류를 취급하는 호프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저금리 또는 무이자 대출 등을 관행적으로 지원해왔는데, 판매장려금이 없어지면 이럴 이유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대형도매업체들은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프랜차이즈 본사 대출과는 별개로 창업에 필요한 대금을 대출해주기도 했다”면서 “자신들로부터 물건을 받아줄 가게를 늘린다는 일종의 마케팅·투자 개념으로 시행돼왔던 것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해당 고시안이 이대로 통과된다면 이러한 지원도 끊기게 된다”면서 “현직 자영업자의 부담을 늘리는 것은 물론 예비창업자들의 진입 장벽까지 높이는 역효과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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