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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결정체계 현행 유지…속도조절은 여전히 ‘오리무중’

조현우 기자입력 : 2019.05.14 03:00:01 | 수정 : 2019.05.13 22:38:05

사진=국민일보 DB

내년도 예산안 편성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부가 최저임금 심의 결정체계 이원화를 보류하고 현행 체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이 사퇴하는 등 취임위 구성에 시간이 걸리는 데다 여전히 기업 지불능력 배제 등 재계 요구사항 등에 따른 갈등이 남아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13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용노동 현안 브리핑을 통해 “이 장관은 “지난 7일 종료된 4월 임시국회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2020년 적용 최저임금은 현행법 절차에 따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이 8월 말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실업규모와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 각 부처의 인건비와 민간위탁비 등은 당해연도 최저임금 기준으로 편성된다. 또한 지난 9일 최임위 공익위원 8명이 사퇴하면서 생긴 빈자리를 5월 중 조속히 메운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020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를 현행법에 따라 진행하더라도 최저임금 결정에 합리성과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최저임금위원회와 협의하기로 했다.

앞서 고용부는 지난 3월부터 계속해온 업종별 최저임금 영향에 대한 현장 실태파악에 대해 공개토론회를 거친 이후 최저임금위원회 사무국과 공유하기로 했다. 실태파악은 도·소매업, 공단 내 중소제조업, 음식숙박업, 자동차 부품 제조업 등을 각 20개 내외 사업체 대상 사업주·근로자 심층면접으로 진행했다.

최저임금위원회 사무국은 연구위원회를 개최해 최저임금 적용효과 실태조사 분석과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임금실태 분석 결과를 욘구위원 간에 공유하고 추가적으로 최저임금 관련 주요 통계와 경제지표에 대한 분석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뿐 아니라 ‘포용적 노동시장, 사람중심 일자리'를 위한 핵심 정책”이라며 “2020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재구성을 조속히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결단과는 달리 내년도 최저임금이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졸속처리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0년 최저임금의 경우 고용노동부장관이 8월 5일까지 고시해야한다. 이의신청 기간 등을 감안했을 때 늦어도 7월 말까지는 최임위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해야하지만 이미 평년 대비 한 달 가량 늦어진 상황이다.

재계 역시 최저임금 결정 정책 혁신 등을 요구하고 있는 탓에 갈등의 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다. 본래 정부는 최임위를 전문가로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를 통해 상·하한 폭을 정하고, ‘결정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최임위 이원화를 고려해왔다. 그러나 패스트트랙 갈등 등으로 인한 국회 파행과 공익위원 사퇴 등으로 현행 체계를 유지하도록 결정하면서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

현재 최저임금 인상률은 최근 5년간 60.3%로 OECD 국가 평균 인상률인 32.7% 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이에 따른 기업의 경영비용과 소상공인 부담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돼왔다.

이 장관 역시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7월~8월 취업자 증가폭이 2000명~3000명 선으로 떨어졌다”면서 “전적으로 최저임금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일정 부분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도소매와 음식업 한계 기업에 대한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컸다”고 인정한 바 있다.

국민경제자문회의·경제사회노동위원회·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등 대통령 직속 기구들도 지난 9일 ‘문재인 정부 2주년 경제·노동정책 토론회’를 열고 최저임금 정책에 대한 속도조절을 요구한 바 있다.

이날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주는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속도와 방법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추진됐다”며 “노사관계 개선과 사회 협약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같은 날 열린 취임 2주년 대담에서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한다’는 대선 공약에 얽매여 무조건 올리기보다 우리 사회와 경제가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지 적정선을 찾아서 결정해야 한다”며 사실상 공약 철회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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