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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장자연’이라는 본질은 어디로

‘장자연’이라는 본질은 어디로

신민경 기자입력 : 2019.04.25 06:15:00 | 수정 : 2019.04.25 09:03:34

사진=연합뉴스

“저는 고(故)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증언자입니다. 여러분의 노력 덕분에 아직 어리다고 할 수 있는 제가 이렇게까지 멀리 올 수 있었습니다. 불상사가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거대한 다윗을 쓰러뜨릴 수 있는 용기를 주신 국민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배우 윤지오씨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윤씨는 장씨가 남긴 ‘성상납 리스트’를 직접 육안으로 확인한 증인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국회의원과 언론사 기자의 이름이 명단에 게재돼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죠. 또 그는 한 언론사 기자가 장씨를 추행할 당시 상황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사건 수사 과정에서 16번 증인으로 출석한 윤씨. 그는 “언니의 죽음은 단순 자살이 아니다. 성상납 강요를 받아왔다”며 철저한 사건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세간에 묻혔던 사건을 다시 도마 위에 올린 윤씨를 많은 이들이 불의와 싸우는 의인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윤씨 증언의 진실성을 두고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김수민 작가가 윤씨를 허위사실 적시 등으로 고소했기 때문입니다. 김 작가의 법률 대리인 박훈 변호사는 23일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낸 뒤 윤씨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고 설명하면서 “윤씨는 고 장씨의 억울한 죽음을 이용하고 있다. 오늘 고소는 장씨의 죽음을 이용하고 있는 윤씨에 대한 공식적인 첫 문제 제기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윤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윤씨가 반박 입장을 내놓으면서 공방은 더 치열해졌습니다. 윤씨는 자신의 SNS를 비공개로 전환한 뒤 “도망간다고요? 해도 정도껏 하라”며 “지난 4일부터 엄마에게 제대로 된 보호자 역할을 못 했다. 어머니의 유방암 재검 결과 왼쪽 가슴에 종양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제가 범죄자입니까? 출국 금지? 기가 찬다. 한국을 떠나라더니 이제는 왜 또 가냐고요? 증인으로 상 받은 건 보도도 제대로 안 하시면서 저를 모함하는 기사만 쏟아낸다”고 지적했습니다. 윤씨는 자신의 개인방송 채널을 통해 캐나다에 계신 어머니를 간호하러 간다는 말을 남기고 24일 출국했습니다.

윤씨 증언의 진실성 논란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따로 있습니다. 장씨 사건 본질이 그것입니다. 장씨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현재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가 사건의 본류이자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재조사를 맡은 대검찰청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은 최근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에 재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장씨 사건 관련 진술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조사단이 사실상 수사 개시를 권고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도 난항이 예고된 상황입니다. 해당 사건 조사팀에서 ‘동의할 수 없다’는 반론이 제기돼 내부에서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사위도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황이어서 최종 권고로 이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장씨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다수의 의혹이 앞서 제기됐습니다. 장씨 문건을 최초 보도한 기자는 2009년 취재 당시 “상주했던 경찰 수사본부에서 ‘검찰 쪽에서 사건을 키우고 싶어 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나왔다”며 “‘영장을 신청해도 검찰 쪽에서 막히는 경우가 잦다’는 진술도 나왔다”고 주장해 검찰 수사에 의문을 품었습니다. 사건과 관련해 10여명의 이름이 거론됐지만 처벌받은 사람은 소속사 사장과 매니저 단 둘 뿐이었습니다. 나머지에 대해서는 기소조차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사건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또다시 진척없는 공전이 계속 되지 않을지 우려됩니다. 철저한 재수사가 이뤄질 때까지 우리는 사건의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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