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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아니고 지금은 맞는 YG·FNC’… 거짓 해명이 문제인 이유

‘그때는 아니고 지금은 맞는 YG·FNC’… 거짓 해명이 문제인 이유

인세현 기자입력 : 2019.03.15 00:01:00 | 수정 : 2019.03.15 00:00:22

사진=쿠키뉴스DB·YG·FNC엔터테인먼트 제공


금방 들킬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신뢰하긴 힘들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K팝 선두주자인 YG엔터테인먼트와 FNC엔터테인먼트가 ‘버닝썬 게이트’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아 보여준 건 최악의 위기 대처였다. 그들이 내놓은 공식입장은 하루아침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소속사들은 위기관리 능력을 의심받는 동시에, 이미지 하락을 막을 수 없게 됐다. 대중의 신뢰 역시 땅에 떨어졌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지난달 26일 승리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성접대 암시 발언을 했다는 보도에 “본인 확인 결과, 해당 기사는 조작된 문자 메시지로 구성되었으며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반박했다. 더불어 “YG는 유지해왔던 기조대로 가짜뉴스를 비롯한 루머 확대 및 재생산 등에 강경대응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보도를 가짜뉴스 취급한 셈이다.

하지만 가짜는 YG와 승리의 해명이었다. 지난 4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승리의 성접대 알선 의혹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익신고 형식으로 제보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YG 측의 공식입장은 거짓임이 드러났다. 결국 승리는 지난 10일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됐고, 12일 SNS를 통해 은퇴 선언을 했으며, 지난 14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했다.

FNC엔터테인먼트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기 급급했다. 소속 가수인 밴드 FT아일랜드 출신 최종훈과 씨엔블루의 이종현은 ‘승리 카톡방’에 대한 첫 보도가 나왔을 때부터, 대화방의 멤버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에 관해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 측은 지난 12일 “소속 연예인 이종현과 최종훈은 현재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해당 연예인들과 친분이 있어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였을 뿐”이라며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최종훈이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을 뿐, 피의자 신분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조사 결과 성접대 의혹과 특별한 관련이 없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고 당당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지난 13일 최종훈이 2016년 음주운전을 일으켜 경찰에 적발된 후, 보도를 막아 달라며 경찰에 요청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때도 FNC는 최종훈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언론사나 경찰을 상대로 한 청탁은 없었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이 해명은 몇 시간도 가지 않았다. 이날 ‘SBS 8 뉴스’는 음주운전 사고 당시 청탁이 이뤄졌다는 의심을 할만한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 결국 지난 14일 FNC는 최종훈의 밴드 탈퇴와 연예계 은퇴 소식을 전했다.

그룹 하이라이트 출신 용준형과 소속사 어라운드어스 측도 처음엔 아니라고 잡아떼다가, 증거가 나오니 인정했다. 어라운드어스 측은 지난 11일 정준영의 불법 촬영물 공유 카카오톡 대화방 멤버로 용준형이 언급되는 것에 대해 “용준형은 그 어떠한 불법동영상 촬영 및 유포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14일 “정준영과의 1:1 대화방에서 공유받은 불법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고 시인하고 용준형의 팀 탈퇴를 알렸다.

연예 기획사들의 ‘그때는 아니고, 지금은 맞다’ 식 대응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그동안 소속 연예인에게 불리한 문제가 제기되면, 정확한 사실관계를 따지기 전에 “아니다”라고 먼저 답하는 대처가 주를 이뤄왔다.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엔 아예 입을 다물었다.

기획사들도 책임이 있다. 그동안 보여준 문제를 덮기에 급급한 소속사의 태도가 소속 연예인의 도덕적 해이에 악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문제가 생기면 회사가 “아니다”라고 처리해 줄 거라고 믿은 연예인들이 정말 한 명도 없었을까.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것에 한계가 있고 개인사를 모두 알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순 없다. 이번 사건과 선을 긋기 위해 온 힘을 쏟는 기획사들의 태도는 대중의 반감만 일으킬 뿐이다.

최근 논란을 일으킨 연예인들은 모두 팀을 탈퇴하거나 회사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소속사들은 입장문을 통해 ‘체질개선’과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소속 아티스트의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몇몇 기획사에 대한 믿음은 이미 땅에 떨어졌다. 금방 들킬 거짓말을 했고, 금방 들키자 태도를 바꿨다. 이제 누가 이들의 말을 믿을까. 말뿐인 약속은 의미가 없다. 이젠 약속의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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