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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강릉 펜션 사고’ 막기에 부족했던 '연 1회 안전점검'

신민경 기자입력 : 2018.12.19 15:37:24 | 수정 : 2018.12.19 17:02:43

경찰이 일산화탄소 유출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강원도 강릉 펜션 사고의 원인은 가스보일러와 연통 연결에 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해당 펜션은 LPG 가스를 개별 공급받아 사용했다. 한 달 전만 해도 투숙객들이 문제없이 묵었던 객실에서 사고가 난 가운데, 연 1회의 안전점검 의무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한근 강릉시장과 경찰 등은 사고 펜션을 찾아 보일러실을 점검한 뒤 “연통이 가스보일러 본체와 제대로 연결이 안 돼 틈이 생긴 것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정형원(49) 가스안전공사 LPG 부장은 "LPG가 불완전 연소하면 일산화탄소가 생기는데, 이를 배출하기 위해 연통을 외부로 빼놓는다"며 "연통이 빠진 틈 사이로 일산화탄소가 누출된 듯하다"고 분석했다.

사고가 발생한 강릉 저동의 펜션은 LPG 벌크 탱크를 사용한다. LPG를 가스 판매업체로부터 개별 공급받아 사용하는 것이다. LPG 탱크 근처에는 가스 사용량을 측정할 수 있는 계량기가 부착돼 있다. 계량기를 부착하고 개별 LPG 가스를 사용하고 있는 곳은 ‘체적 판매’가 이뤄지는 곳이다. LPG 체적거래제는 용기에 담아 배달 판매되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도시가스 처럼 금속배관 및 계량기를 설치, 가스를 계속적으로 사용하고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가스 공급자는 체적 판매하는 수요자가 사용 중인 가스 기기를 일 년에 1회 이상 안전점검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해당 펜션에 가스를 공급했던 업체는 강릉 소재 A 가스 업체다. 법령에서 A 가스 업체에 규정한 안전점검 의무는 일 년에 한 번뿐이었다. A 가스 업체 관계자도 안전점검 주기를 이같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외부에 있어 정확한 안전점검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안전점검 주기는 보통 일 년에 한 번 정도 됐다”고 설명했다.

안전점검은 꼼꼼한 편이었다. A 가스 업체에서 가스를 공급받아 사용 중인 50대 식당 여주인 B씨는 “절대 안전점검을 대충 하지는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날짜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업체에서 지난달 안전점검을 나왔다”며 “벌크 가스통에서부터 최종적으로 가스를 사용하는 식당 주방 내 가마까지 꼼꼼히 조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마는 내부까지 가스가 누출되는지 작은 기기로 세심히 검사했다”며 “가스통에서부터 가마까지 총 10~15 정도 되는데 10분 정도 점검을 하고 갔다”고 덧붙였다. 사고가 발생한 펜션과 인근 식당까지의 거리는 500m가 채 되지 않는다. 해당 펜션도 지난달 안전점검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점검이 면밀하게 이뤄진 것과는 별개로, ‘일 년 1회 안전점검’은 사고를 막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쿠키뉴스 취재 결과 지난달 말 학생들이 변을 당한 객실에 묵었던 A씨는 “가스 냄새라던지 이상 징후를 느끼지 못했다”며 “보일러도 잘 작동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26일 같은 객실을 이용한 한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당시 내부의 사진을 게재하고 “2층 공간이 상당히 넓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데 여기까지 가스가 찼다면 정말 심각한 수준의 가스 누출사고가 아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강릉시는 사고 이후 동절기 가스 안전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다. 강릉 펜션사고대책본부장을 맡은 김한근 강릉시장은 19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식품부가 전국 2만8000여 개 농어촌민박 동절기 안전점검에 나서며, 난방 등 보일러 시설 안전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사고 후 대책 마련을 위해 농식품부·여성가족부·행정안전부·강릉시청·강원도 교육청 등 5개 기관을 합쳐 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사고대책본부는 보일러 납품업체에 대한 정밀 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문제가 된 경포아라레이크펜션 201호 보일러는 강릉시에서 납품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일러는 이날 중 경찰의 2차 현장감식이 끝난 후 국과수로 넘겨져 정밀 감식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정밀 감식엔 15일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릉=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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