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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카르텔 핵심’ 뮤레카 끝에 양진호 있었다

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신민경 기자입력 : 2018.11.09 05:00:00 | 수정 : 2018.11.09 08:39:32

그래픽=신민경 기자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을 필터링 업체 ‘뮤레카’ 실소유주로 볼 수 있는 연결고리가 나왔다. 뮤레카는 웹하드 카르텔의 정점으로 지목되는 회사다.

경찰은 양 전 회장이 웹하드를 통한 불법 음란물 유통을 방치한 것을 넘어 적극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유통부터 필터링, 삭제까지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양 전 회장은 ‘한국인터넷기술원’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술원은 ‘한국미래기술’, ‘이지원인터넷서비스’(이지원), ‘선한아이디’, ‘블루브릭’ 등 계열사를 두고 있다. 컴퓨터 및 사무용 기계·장비 임대업을 하는 ‘한국네트워크기술원’도 양 전 회장 소유 계열사라는 의혹을 받는다.

이지원은 국내 웹하드 업계 1위 ‘위디스크’를 운영한다. 선한아이디는 업계 2위 ‘파일노리’를 서비스 중이다. 이지원과 선한아이디의 지난해 매출액은 합산 151억원에 달한다. 한국인터넷기술원은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386억원을 기록했다.

시민단체들도 웹하드 카르텔 핵심을 뮤레카라고 본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웹하드 업계 절반 이상이 뮤레카와 연관이 있다”며 “웹하드 불법 수익은 필터링 기술 계약을 맺은 뮤레카가 존재함으로써 합법인 것으로 면책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즉 웹하드 업체들은 뮤레카를 통해 불법 음란물 영상을 걸러내는 시늉만 하고 실제로는 유통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긴 꼴’이다. 또 뮤레카는 불법 촬영물 피해 여성의 의뢰를 받아 영상을 삭제하는 디지털 장의업체 ‘나를 찾아줘’를 운영했다. 

그간 뮤레카 실소유주는 양 전 회장이라는 추측만 무성했다. 연관성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6일 쿠키뉴스 취재진은 뮤레카 사무실을 찾았다

쿠키뉴스는 뮤레카 핵심 관계자의 증언을 확보했다. 십여 년 넘게 뮤레카에서 재직해 온 A씨는 “뮤레카는 본래 ‘한국기술지원’ 소속이었으나 지난달 매각됐다”고 말했다. 한국기술지원은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다. 이곳의 실소유주 또한 양 전 회장으로 추정된다.  

한국기술지원과 뮤레카의 법인 등기에서는 양 전 회장 계열사에서 재직했던 인물이 다수 확인됐다. 한국기술지원의 대표는 전모(50)씨다. 전씨는 사내이사로도 재직 중이다. 전씨의 이름은 이지원 법인 등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지난 2010년 3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약 4년간 이지원의 사내이사를 지냈다.  

한국기술지원은 양 전 회장의 동생 양진서씨가 대표로 있는 블루브릭과도 연관성을 갖는다. 한국기술지원의 감사를 지내던 권모(52)씨는 지난 2014년 11월30일 사임했다. 그는 블루브릭에서도 대표이사로 일했다. 

권씨의 이름은 ‘문제’의 기업 뮤레카에도 등장한다. 그는 지난 2012년 11월부터 지난 2013년 6월까지 뮤레카의 사내이사였다. 또한 뮤레카의 부사장도 지냈다.

연결고리는 더 있다. 뮤레카의 전 대표이사였던 임모(45)씨는 선한아이디의 대표이사로도 활동했다. 그는 양 전 회장 소유로 추정되는 한국네트워크기술원의 지분을 100% 보유한 인물이기도 하다.  

해당 건물 8층에는 이지원과 선한아이디가 입주해있다. 다만 8층에는 이지원 사무실만 존재했다.

수상한 주소지도 양 전 회장과 뮤레카의 관계를 의심케 한다. 한국기술지원의 주소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 인근 한 빌딩의 809-1호. 뮤레카도 지난 2016년까지 같은 주소를 사용했다. 그러나 한국기술지원이 사용한다는 809-1호는 취재 결과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이 건물 805호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의 회사가 들어와 있다. 이지원이다.

그렇다면 한국기술지원의 사무실은 어디 있는 것일까. 이 회사 직원 33명은 어디에서 일 하고 있을까. 현재 이 건물 8층은 이지원과 다른 두 개의 회사가 같이 쓰고 있다. 해당 건물 관리인은 “여기에 809-1호라는 곳은 없다”며 “이지원 내에서 따로 세를 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의심했다. ‘숍인숍’(Shop in Shop) 개념이라는 말이다. 결론은 두 가지로 정리된다. 지난 8월31일 변경 등록된 법인등기 주소가 잘못되었거나, 표면상 접점이 없어 보이는 두 회사가 한 사무실을 같이 쓰고 있거나. 

앞서 취재진과 만난 A씨는 양 전 회장과 뮤레카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업계 반응은 달랐다. 익명을 요구한 필터링 업체 관계자는 “우리 쪽에서 뮤레카와 이지원은 같은 회사”라고 단언했다. 그는 뮤레카의 매각에 대해서도 “양 전 회장과의 고리가 끊어졌다고 보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고 회의적으로 답했다.     

쿠키뉴스 기획취재팀은 한국기술지원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뮤레카 측은 “확인 중”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쿠키뉴스 기획취재팀 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신민경 기자 spotl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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