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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세상은 변하고 있다’…20대 女기자의 카풀 출퇴근기③

이승희 기자입력 : 2018.11.08 00:30:00 | 수정 : 2018.11.08 07:24:16

[편집자주=‘20대’ ‘여성’ ‘여기자’는 특정 이미지를 덧씌우는 단어다. 기사 제목에 매번 ‘女’자를 넣는 관습 또한 개선돼야 한다. 이번 체험기는 예외다. ‘누구나’가 아닌 ‘젊은 여성’이 바라본 카풀 서비스를 설명하려고 했다.]

출근길 지하철은 자동차보다 빠르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연착’만 아니라면 교통체증에 시달리지도 않는다. 게다가 저렴하다. 자동차의 기름값과는 비교할 수 없다. 버스의 경우 운이 좋다면 집 앞에서 승차해 목적지 바로 앞에서 하차할 수도 있다. 이러한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카풀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승하차 장소와 탑승 시간을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환승이 번거로워 목적지로 바로 가고 싶을 수도, 출근길 ‘지옥철’에 시달려온 터라 하루쯤 편히 가고자 하는 마음이 커졌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출근길 카풀은 퇴근길과 얼마나 다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출근길 카풀 역시 쉽지 않았다. 도착지를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탑승 시간을 오전 7시20분으로 설정했다. 집 앞으로 승차 장소를 설정한 지 1시간쯤 지났을까. 드디어 매칭에 성공했다. 기쁨도 잠시였다. 드라이버가 돌연 매칭을 취소했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다음 날 아침 승차 장소를 신림역으로 변경했다. 15분 정도의 검색 끝에 한 드라이버와의 매칭에 성공했다. 약속장소로 나가기 전 드라이버에게 전화가 왔다. “죄송한데 1번 출구에서 봐도 괜찮을까요?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요”

1번 출구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사거리에서 신호등을 두 번 건너야 한다. 카풀을 위해 역으로 가야 한다면 차라리 지하철을 타는 게 낫지 않을까. 체험기가 없었다면 지하철을 탔을 것이다. 거주지 앞에서 탑승할 수 없는 카풀 서비스가 지하철이나 택시보다 나은 이유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두 번째 탑승인 만큼 자연스레 옆 좌석에 올랐다. 처음처럼 불편한 마음이 크진 않았다. 낯선 이에 대한 경계심도 줄었다. 앱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했기 때문일 터다. 두 번째로 만난 드라이버는 먼저 말을 걸어왔다. “카풀 자주 이용하세요?” 해당 앱에 대해 웬만큼 알게 됐다고 생각했음에도 여전히 놓치고 있는 부분이 많았다. 카풀을 타려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대화 내용을 첨부한다.


Q: 오늘 아침까지도 매칭이 힘들었다.

A: 평소에 주로 타시는 분이 한 분 계신다. 일주일에 최소 3번을 타시는데, 일단은 그분이 신청하시길 좀 기다려드리는 편이다. 제대로 카풀 서비스를 하려면 좀 더 일찍 라이더를 찾아야 했는데, 그분 때문에 좀 늦게 수락했다. 그래서 지금 타고 계신 라이더와 매칭이 된 거다.

Q: 카풀을 한 지 오래 됐나?

A: 1년 조금 넘었다. 대방동에서 자주 타시는 분 한 분, 신림역 한 분, 이렇게 두 분 있다. 맨 처음에는 대방동(에서 픽업을) 했다가, 신림역이 집과 가까워서 (주 매칭지를) 옮겼다.

Q: 카풀 서비스를 하며 이상한 사람을 만나진 않았나.

A: 아직은 만나지 못했다. 주로 여성이었고 대방동에서 타는 사람만 남자였다. 

Q: 자주 보는 라이더가 생기면 인간적으로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다.

A: (마음이 편해지는 건) 없지 않아 있다. 운전하면서 얘기도 하면서 간다. 처음 만나면 지금처럼 계속 라이더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 (자주 보는 라이더와는) 어느 순간이 되면 말이 없어진다. 편해서 그런 것 같다. 신림역 라이더도 어제 말하길 오늘 워크숍을 간다고 하더라. 주로 올라오는 시간에 (자주 태우는 라이더의) 카풀 신청이 올라오지 않으면 ‘오늘은 타지 않는구나’ 하고 다른 분 찾는다. 

Q: 대방동과 신림역 라이더 두 명이 동시에 신청할 수도 있지 않나.

A: 신청 글이 올라오는 시간대가 달라서 괜찮다. 

Q: 예전과 달리 요새는 카풀 서비스를 해도 기름값 정도만 나온다고 하더라.

A: 기름값도 안 된다. 일주일 내내 타야 기름값이 된다. 5일 내내 서비스를 해야만 말이다. 사정이 생기면 카풀을 못 할 때도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요새는 기름값도 벌기가 힘들다. 그냥 출퇴근 길에 라이더를 태운다, 정도로만 생각한다. 

Q: 업체에서 수수료를 많이 떼가나?

A: 많이 가져간다. 이동 거리마다 수수료도 다르다. 애플리케이션의 대표가 바뀌면서 쿠폰도 잘 주지 않고 수수료도 많이 떼가더라. 만약 카카오가 나오면 이 회사가 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Q: 카카오 카풀 조건이 까다롭다고 하던데.

A: 까다로운 만큼 드라이버에게 혜택은 많을 거라고 본다. 까다롭게 (드라이버를) 골라서 라이더에게 불편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아닐까. 카카오 측에서도 그런 식으로 홍보를 할 것 같다.

Q: 출퇴근 시간에 카풀서비스가 활발해지면 택시업계에 큰 타격이 될 거라고 보나.

A: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택시 기사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카풀이 생겨났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한다. 그나마 개인택시는 괜찮다. 개인택시 하시는 분들은 카풀과 상관이 없다. 개인택시 하는 분들은 한 달에 20일 일해도 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다. 영업 택시는 월급을 받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 영업 택시를 모는 분들은 사납금 때문에 힘들 거다. 게다가 사납금을 제외한 수익마저도 회사와 나눠 가지니 실수익은 얼마 안 될 거다.

Q: 본업이 따로 있어 라이더를 태워야만 한다는 압박감은 없을 것 같다.

A; 그렇다. 출근길에 방향이 같은 사람을 태우는 정도다. 9시가 지나면 라이더의 신청 글도 올라오지 않는다. 저녁에는 대리운전하는 분들도 많이 이용한다. 그분들은 모이는 곳이 정해져 있다. 모여서 택시를 종종 타는데, 택시가 잡히지 않을 경우 카풀을 이용하기도 한다.

Q: 카풀 서비스를 앞으로도 이용할 건가.

A: 당연하다. 자주 타시는 분 생기면 편하다. 시간만 정하면 된다. 그분도 회사 출근하는 시간이니까. 10시 정도에 카풀 신청 글을 올린다고 말해주면, 서로 일상 생활을 하다가 정해진 시간에 앱에 접속하면 된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가전제품부터 IT 기기, 자동차, 휴대폰에 이르기까지 과거 ‘소유’했던 것들이 이제 ‘공유’의 대상이 돼가는 추세다. 자동차와 출근길을 공유해 기름값이라도 벌자는 이들과 택시보다 저렴한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싶다는 이들이 만나 카풀이 생겼다. 택시만으로 넘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면 대안이 나와야 한다. 실제로 출퇴근길 카풀을 이용해본바 ‘생각보다 괜찮은 서비스’란 느낌이 강했다. 

‘카풀과 관련한 여성들의 공포는 도가 지나치다’는 일각의 의견에도 어느 정도 수긍한다. 다만 ‘안전’과 관련한 문제는 돌다리를 수백 번 두들겨도 부족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은권 자유한국당 의원 또한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카풀 서비스가 범죄악용 소지 가능성, 보험 문제, 운전자 범죄 경력 등 국민의 안전과 직결돼 있는데도 국토부는 국민의 안전을 희생양 삼아 부처를 보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비스가 100%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이상, 100%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해야 함은 당연하다. 카풀 서비스에서 사용자를 위한 구체적인 안전장치가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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