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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카드] 손혜원의 우격다짐, 정운찬 온다고 달라질까

[옐로카드] 손혜원의 우격다짐, 정운찬 온다고 달라질까

문대찬 기자입력 : 2018.10.11 16:34:48 | 수정 : 2018.10.11 16:47:02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기대를 저버린 국정감사였다. 의혹은 풀리지 않고 부끄러움만 남았다.

10일 국회의사당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회의실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는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과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자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야구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미필 선수 배려 및 불법 청탁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지환(LG 트윈스), 박해민(삼성 라이온즈) 등 일부 선수들의 선발이 논란이 됐다. 이들의 개인 기량이 다른 후보들보다 월등하다고 보기 어려웠기에, 병역 미필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하는 이른바 ‘미필 쿼터’가 적용된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게다가 이들이 현역으로 복무하는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경찰 야구단 및 상무 입대를 스스로 포기한 정황이 이러한 의혹에 더욱 힘을 실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선 감독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민들에게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다만 “불법 청탁이나 미필 선수 배려는 없었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따라서 이날 국감을 통해 기나긴 의혹이 해소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컸다. 

결과적으론 헛방이었다. 오히려 팬들의 분노만 불러일으켰다. 감사장에 등장한 국회의원들은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실, 의혹들만 가지고 막무가내로 선 감독을 다그치기만 했다. 차마 답변하기 민망한 창피한 질의도 이어졌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은 A선수와 B선수의 기록이 적힌 자료를 선 감독에게 건네며 ‘누구를 선발하겠느냐’고 물었다. 선 감독이 “성적은 B가 더 좋다”라고 말하자 기다렸다는 듯 “A가 오지환, B가 김선빈”이라며 선 감독의 선수 발탁 과정에 의구심을 품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제시한 자료는 올해가 아닌 지난 시즌의 기록이었다.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참고했던 올 시즌 기록과는 무관했다. 김 의원의 질의는 최근의 컨디션, 전술적 요구에 의해서 선수를 선발할 권한을 가지는 감독의 특성을 철저히 배제한 폭력적인 질의였다.

KBO가 문체위에 제출한 회의록이 가짜라고 주장했던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행보는 더욱 실망스러웠다. 심증에만 기인한 질의, 우격다짐식의 주장이 연이어 나왔다. 특히 선 감독의 연봉, 근무 환경 등을 트집 잡는 모습은 흡사 청문회를 연상케 했다. 

“연봉을 얼마 받느냐”는 질의에 선 감독이 2억을 받는다고 답하자 손 의원은 판공비는 얼마인지 덧붙여 물었다. 선 감독이 다 포함돼 있다고 말하자 “아니다, KBO 관계자에게 듣길 무제한으로 들었다”고 주장했다. 

선 감독이 “전혀 아니다”라고 답하자 손 의원은 “더 알아보겠다”며 말을 맺었다. 사태의 본질과 동떨어진 ‘판공비 의혹’은 선 감독의 말 한 마디에 거기서 끝났다.

손 의원의 선 감독 트집잡기는 계속됐다. 손 의원은 “(대표팀) 전임 감독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선수들을 관찰하러 현장에 자주 나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선 감독이 “TV로 5경기를 동시에 시청하는 게 더 낫다”고 항변했지만 막무가내였다. 또 선 감독이 연봉과 판공비를 KBO로부터 받기 때문에 대표팀에 아마추어 선수를 뽑지 않은 것이라는 스포츠계 생태에 무지한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국감의 주된 이슈였던 선수 선발 공정성에 대한 질의도 아쉬움만 남겼다. 손 의원은 “특정 후배를 돕고 싶어서 공정하지 않지만 우승하고 싶어서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냐”고 선 감독을 쏘아 붙였다. 선 감독이 이를 부인하자 “선 감독 때문에 야구팬이 20% 줄었다. 그 우승(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그렇게 어렵다고 다들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과하든지 사퇴하든지 하라”며 다짜고짜 선 감독에게 호통을 쳤다. 이 대목에서 손 의원이 정확한 정황 조사와 논리 정리 없이, 포털 상에 지배적인 여론을 그대로 읊는 데만 급급했단 점을 알 수 있다. 

국감이 끝난 뒤 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 감독을 선의의 피해자라고 본 제가 바보였습니다. 다시 갑니다. KBO KBSA(한국야구소프트볼협회), 야구 적폐부터 제대로 밝혀 보겠습니다. 야구팬 여러분들의 성원 부탁합니다”라고 썼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도리어 선 감독이 정치적 포퓰리즘의 희생양이 됐다는 동정여론마저 생겼다. 

손 의원은 앞서 정운찬 KBO 총재를 증인으로 요구했다. 결국 정 총재는 23일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표팀 선수 선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하지만 이날 국감처럼 손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이 여론만 믿고 심층적인 조사없이 안일한 질문, 호통만 계속한다면 의혹 해소는커녕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 벌써부터 기대보단 우려가 앞선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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