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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에 여드름? 화농성 한선염은 아닐까요

국내 환자 8000명, 여드름학회 "홈페이지 개편, 전문의 상담 코너 열어"

유수인 기자입력 : 2018.08.10 05:00:00 | 수정 : 2018.08.10 00:29:25

# A씨는 얼굴과 엉덩이에 여드름처럼 농양이 생겼다. 재발이 잦아 해당 부위에 깊은 흉터가 생겼고, 계속되는 통증에 병원을 찾았다. 심한 여드름 정도로 생각했던 그는 ‘화농성 한선염’이라는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이제라도 내가 앓고 있던 질병명을 정확히 알게 됐고, 치료도 할 수 있다는 전문의의 말을 들으니 홀가분한 마음이다”라고 기뻐했다. 

화농성 한선염은 화농땀샘염이라고도 하며, 쉽게 말해 모낭 입구가 막히면서 염증이 발생하는 만성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주로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궁둥이, 유방 아래 등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농양이나 종기, 붉은 염증성 결절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전세계 성인인구의 약 0.04~4% 정도가 앓고 있는 희귀질환에 속하고, 국내 환자 수도 약 8000명 정도로 추정된다.

보통 사춘기 직후(청소년기)부터 발병하기 시작하고, 초기 증상이 여드름과 비슷하다 보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방치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고 고생하는 사례가 많다. 또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가 대부분 옷 등에 가려진 부위여서 진료받기를 꺼리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이지범 대학여드름학회장(전남대병원 피부과장)은 “질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증상이 있어도 많은 환자가 화농성 한선염임을 자각하지 못한다. 여드름 정도로 생각하거나 제대로 씻지 않아서, 성접촉에 의해서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증상이 있을 때마다 염증만 완화하는 치료를 하거나 한의원 등을 전전하면서 질환을 키우는 사례도 많다. 그러다 보니 정확한 병명을 알기까지 8년 가까이가 걸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범 대학여드름학회장(전남대병원 피부과장)

화농성 한선염은 여드름과 발병 기전이 서로 다르고, 후유증도 더 크다. 처음에는 붉은 염증성 결절 또는 종기의 형태로 발생하지만 증상이 진행되면 종기 부분에 농양이 형성되고, 농양이 채워지면 단단한 종기가 물렁물렁한 농포(고름집)로 변하게 된다. 그리고 이 농포가 피부로 터져서 밖으로 고름이 흐르기도 하고, 피부 속에서 터지면서 진피층에서 누관을 형성해 농포로 연결되기도 한다. 염증이 반복됐던 부위에 피부 속 깊이까지 흉터가 남고, 중증 화농성 한선염의 경우에는 움직임에 불편감을 초래하기도 한다.

통증뿐만 아니라 외부로 드러나는 병변, 고름 등으로 인한 외모의 변화로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으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방광이나 요도 등에 누공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 회장은 “동일한 장소에 염증이 반복적으로 재발하고,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단순 여드름이 아닌 화농성 한선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며 “유사한 증상이 발견될 경우 조기에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와 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발병 원인에는 흡연과 비만이 꼽힌다. 그는 “흡연은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금연하는 것이 좋다”며 “비만은 화농성 한선염의 유발 원인은 아니지만, 피부가 접히는 부분의 마찰을 늘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체중 조절은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화농성 한선염 치료에는 환자 상태에 따라 항생제, 비타민A제재, 스테로이드제, 여성호르몬제, 면역억제제 등의 약물이 사용된다.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염증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종양괴사인자(TNF)에 특이적으로 결합,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경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생물학적제제(항TNF제제)도 사용이 가능해졌다. 이지범 회장은 “이러한 생물학적제제는 기존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이 일어난 중증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며 “다만 아직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고, 희귀질환으로 지정되지도 않아 환자가 약가의 60%를 부담해야 한다. 민간보험이 있다고 해도 환자 부담이 크기 때문에 화농성 한선염 환자들, 특히 일상생활조차 하기 어려운 중증 환자들을 위한 정부의 지원책은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여드름학회 홈페이지 '전문의에게 물어보세요' 코너를 통해 온라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사진=홈페이지 캡쳐

또 그는 학회 차원에서 화농성 한선염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홈페이지를 개편, 질환 특성과 발병 원인, 치료와 관리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개별적으로 자기의 증상 및 상태에 따른 상담이 가능하도록 ‘전문의에게 물어보세요’라는 상담 코너도 열었다.

희귀난치성 질환인 화농성 한선염이 일반 피부과에서 진단,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서울, 대전, 광주, 부산 등 전국 각지의 전문 진료 병원도 안내한다. 본인부담상한제도와 생물학적제제 약제비 지원제도 등의 복지 정보도 모아서 제공해 환자들이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한 자리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장은 “화농성 한선염이 널리 알려진 질환은 아니지만 환자들이 고통을 겪는 질환이다. 온라인을 검색해도 정보가 거의 없어서 진단과 치료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학회 차원에서 질환 인식을 높이고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 상담 코너에서는 진료 경험이 많은 전문의가 직접 답변할 계획이니 많은 활용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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